고려대학교 교육대학원 교육경영 AMP 22기 추천사

--아홉번째 이야기--
추천인: 광명 영어혁명 어학원 김지혜원장 (21기 교육이사,4조조장)

제목: Nothing changes if nothing changes.

작년 이맘때 말도 안되게 이른 시간에 양채진 교수님으로부터 톡을 받았습니다. 
20기 선배님들의 추천사였죠. 
지금 제가 쓴 것과 같은그 당시엔 왜 이리 다들 긍정적이야? 
아침부터 이렇게 활발하게 톡을 해야하나? 자기들끼리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.. 라고 생각하며 형식적으로 톡을 남기곤 했습니다. 
감사합니다 교수님~^^ 이렇게 말이죠.

그런데 딱 1년이 지난 지금, 22기 원우님들에게 해 드리고 싶은 말을 정리하다보니 지난 1년 동안 말도 안되게 즐거웠던 시간들이 떠오르고 가슴 벅찰 만큼의 설렘이 다시금 생겨납니다. 

저는 8년동안 원 운영을 해왔었고 13년을 학원업계에서 종사 했습니다. 잘 나가던 강사 시절을 겪었고 수십억 대의 투자를 받아보기도, 동업자와의 쓰라린 실패의 맛을 보기도,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서 정말 뼈를 갈아넣어 겨우겨우 살아온 그런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. 
저는 제가 제일 잘난 줄 알았습니다. 커리큘럼, 마케팅, 강사 교육, 원내 운영 시스템과 매뉴얼을 모두 갖췄었거든요. 그래서 주변 학원 원장님들 단 한 명도 모른체 치열하게 마케팅을 했고 경쟁학원을 무시하거나 욕하기도 했었습니다. 

그러던중 2019년 봄, 교육업계 대기업에 인수가 되어 서울 서북부 지역과 일산, 파주 지역의 원을 8개 맡아  총괄하는 직책을 맡게 됐습니다. 
그 때 까지도 저는 제가 잘해서 그런줄 알았습니다. 그런데 공부방, 영수학원, 고등영어학원, 그리고 프랜차이즈 학원 등 각양각색의 작고 큰 원에 드나들며 원장님들과 소통을 하기 시작하고 바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죠. 원 사이즈나 원생 수가 다가 아니란 것을 느낀 게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. 
연륜에서 묻어나는 혜안, 인내심, 실속,? 난 무엇을 하는 사람이지? 이러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강사도, 관리자도, 그렇다고 개발자도 아닌 내가 왜 매일같이 강사 눈치를 보고 있는지, 수업 퀄리티는 왜 떨어지는지,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은 내가 왜 코로나 핑계를 대고 있는지 온통 물음표 뿐이었습니다. 
그래서 시작한 게 연합회에 가입한 것, 그리고 타 학원관련 경영수업수강이었습니다. 그렇게 나름의 네트워킹을 하며 생각은 더 많아졌고 성장하자고 시작했던 건데 반대로 한없이 작아지고 있었습니다.

늦게나마 알게되어 의지했던 원장님의 추천으로 고려대 AMP에 대해 딱 3일을 고민 했습니다. 등록금이 비쌌습니다. 1년치도 아니고 한 학기 등록금이라 그래서 더더욱 계산이 안 되더라고요. 보통은 이럴 경우 쉽게 단념하고 다시 원 운영이나 하자 했을텐데 원 운영을 같이 했었던 남편의 말 한마디에 저는 바로 교수님께 전화드렸습니다. “계산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안 돼. 가끔은 일단 저질러야 되고, 저지르면 다 하게 돼 있어.”

저는 조금 생각이 달랐습니다.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

입학초기 PCR 검사를 받아야 해서, 혹은 초등학생 아들의 등교 준비를 해 주느라 빠듯하게 학교에 가는 것 빼고는 저는 결석 한 번 안했습니다. 고대에서 강의를 들으며 물론 항상 맨 정신이었다고는 말 못 합니다. 새벽 늦게까지 일 마무리 하고 쪽잠을 잔 후 아침 일찍 나서야 했으니 피곤했습니다.
그런데 매 강의를 들을 때 마다 무언가 배울 것, 가슴에 새길 것 하나쯤은 얻어갔습니다. 원 운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. 하지만 어떻게 풀어내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제 진로에 도움이 될 내용들이었습니다. 
사실 동기들 빨리 만나고 싶어서 아침 일찍 갔고, 스터디도 추진했습니다. 

등록금의 가치?

저는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고도 40명의 소중한 인연을 만났습니다. 제 나이 만큼이나 오랜 시간 경영을 해 오신 분들부터 시작해서 또래 나이대의 원장님들, 그리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동생 원장님들까지. 일주일에 한 번을 만나는데 어떻게 친해지냐고요? 저는 일주일에 두번도, 세 번도 만난 것 같습니다. 퇴근하고 나서도 만나고 주말에도 만났습니다. 시간이 없으면 시간을 만들었고 잠을 덜 잤습니다. 딱히 무언가 얻으려고 만난 건 아니에요. 그냥 원장님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고 제 이야기도 하고 싶었습니다.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다 이해를 하고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어주는 그런 분들. 다음엔 내가 먼저 손 내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정말 소중한 인연들. 

원 운영을 하면서 가능할까?

매 주 수요일 하루를 비워두는 게 가장 비현실적으로 보였었던 때가 있었죠. 나 없이도 원 운영이 될까? 별 일 없을까? 내 수업은 어떻게 빼지?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. 그런데 생각보다 제가 없어도 학원에서는 저를 찾지 않았고, 별 일도 없더라고요. 그만큼 학원을 키워놨기 때문에, 혹은 체계를 잡아놨기 때문에 애초에 본 과정이 솔깃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. 때가 되니 들린 것이죠. 오히려 제가 자리를 비우니 중간 관리자들도 성장하고 원은 더욱 체계를 잡아갔습니다. 

고대의 매력?

터가 좋은 것 같아요. 아니면 크림슨 색깔 때문인건가요? 저는 저를 되돌아보고 돌보고, 제 자신을 다독이고 힐링시킨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. 열여덟살 때로 돌아간 것 처럼 일주일에 하루 만큼은 철없이 즐거웠습니다. 2부 수업을 땡땡이 치고(?) 교수님한테 혼난 것도, 식당에서 시끄럽다고  차장님한테 혼난 것도, 강의 들으며 몰래 김밥 하나씩 집어 먹은 것도. 교복만 안 입었지 모두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았고 보살핌 받았다고 생각합니다. 평소에는 무거운 짐을 든 리더이자 책임자였는데 고대에서 만큼은학생이었습니다.

제가 쓴 글을 보니 역시 “자기들끼리 재미있었던 것” 같이 보입니다. 매 기수 마다 그랬다면 그게 고대의 매력 아닌가 싶습니다. 제가 제 지인들에게 고려대 교육경영 AMP를 추천한 이유는 제가 느낀 행복감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어서입니다.

즐겁고 재미만 있었나?

생각해 보면 그게 다는 아닌 게 분명합니다. 충분히 놀고 즐기는 동안 저는 또 다른 도전을 했고 인사이트를 얻어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습니다.

이 글을 읽고 제 이야기가 들렸다면 아마 때가 돼서 그런 것일 겁니다. 이것 저것 계산하지 말아
보세요. 학교 가려면 몇시에 일어나야 하는지, 오후 스케줄을 어떻게 해야할 지, 등록금은 어찌할 지 된다고 간절히 믿어야 될까 말까 한 일들인데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될 수 밖에 없습니다. 하기로 결심 했다면 앞만 보고 가세요. 우리가 늘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 처럼 자기주도적으로 말입니다. 

양채진 교수님과 학교행정실 직원들 조교님들. 안 되는 일이 없게 모든 impossible을 i’m possible로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존경합니다.

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은 팀인데 22기를 위해 기꺼이공유하겠습니다..

CORE 21기 원우님들, 행복한 한 해를 선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.